※ 스포일러 다량 방출. 읽을 예정이라면 절대 보지 말 것
감상
저번에 실린 잡지 단편의 오류를 수정한 표제작 "사자 먹다"와 그 뒤를 잇는 "사자 달리다"를 수록한 막말편. 본편에서 100년전이고 해후편에선 약 300년 후가 지난 에도 시대가 배경이다. 단편이 처음 실렸을 때부터 예감은 했었지만 의외로 빨리 단행본으로 나왔다. "사자 먹다" 편의 감상은 여기를 클릭.
"사자 달리다"편은 카게토라님이 좌막파의 주살의 흑막을 쫓아 양이파 세력에 잠입해 조사를 한다. 똥개는 번에 돌아가지 않고 카게토라님이 다시 쿄에 나타날 것을 예감하고 꾀병을 핑계 삼아 스토커 파워를 충전하고 있고. 다른 야차들도 쿄에 남아있는 가운데 각자 다른 계기로 "주살"사건에 관여하게 되고 한때는 뿔뿔이 흩어졌던 그들이 이번 사건은 함께 해결하기에 이른다.
뭐랄까 본편에 비해서 정말 퀄리티가 떨어지는 것 같다. 본편은 애틋한 감정묘사와 절절한 애증극이 50여권에 걸쳐 진행된 대 서사시였는데 해후편이나 막말편에선 템포가 살짝 빠르다. 등장인물들의 심정보단 액션 쪽에 치중해 있다 보니 이전의 애틋함이 아예 없다기 보단 살짝 덜하다. 말그대로 어쩌다 한 번씩 내주는 옴니버스식의 "번외편"임에 다름 없다. 본편에선 아예 미친듯한 집착을 보였던 멍멍이짜식은 아직은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어주는 똥개 수준이니 ... 나로선 이 놈은 아예 안 나오면 더 바랄나위 없다만, 카게토라님과 똥개의 깊은 관계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실망할 듯하다.
막말이 배경이라 신선조니, 좌막파니, 양이파니, 이런 골치 아픈 요소도 많이 나와서 일본사에 전~혀 연관이 없는 나는 따라가기가 힘들어서 머리가 아팠다. 야차중이 좋고 그들의 연대가 좋고 카게토라님을 너무 사랑해서 계속 읽고 있는데 남의 나라 역사엔 지식이 전무하니 이해할 때까지 읽느라 시간이 좀 오래 걸렸다. 그렇다고 완전히 이해한 것도 아니고, 그냥 이 시대엔 이런저런 일이 있었구나, 하는 수준. 만약 일본사를 배운다면 역사를 다른 시점에서 해석한 것에 대한 재미를 느낄지도.
본편은 절절하고 해후편은 코미컬했다면 막말편은 뭘까? 아마 그 중간 선상에 있지 않을까나. 아직 1권이라서 어디에 초점을 둬야할지 솔직히 모르겠다. 환생을 거부하고 수명의 종착점에 다다라 죽음을 맞이하고 있던 카게토라님이 환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 어떻게든 붙잡으려고 그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똥개. 야차중 해체의 원인이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하는 하루이에가 카게토라님과 다른 세력에 속해있으면서, 나중에는 현세의 위치, 입장과는 상관 없이 야차중의 연대를 택하기까지. 애절한 요소는 곳곳에 숨어있었지만 짧게 지나가버린다. 사건도 너무 시원시원하게 해결해버려서 手応え(..한국말로 적당하게 안 떠오르네;)가 그다지 없다.
여전히 슬펐던 건. 카게토라님이 언제나 아프다는 것. 항상, 늘, 언제나,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어, 이 아줌마는. 카게토라님 환생을 한 사연을 알고 눈물이 왈칵 .. 하필 또 그런 더러운 육체에 들어가셔선 .. 어떤 충동하에 저질러버린 환생이라도 육신은 카게토라님의 족쇄가 되어서 다시금 현생을 살아갈 수 밖는 아픔 .. 겪어보지 않은 난 공감을 할 순 없어도 카게토라님이 많이 아팠다는 건 잘 안다. 그래도 이번 환생이 카게토라님에게 계기가 되어주지 않을까 빌어본다. 모든 것을 끝내고 싶었던 그에게 산다는 것의 의미를 되뇌일 수 있게 하는 그런 계기.
그런 의미에서 똥개 이 자식, 넌 필요 없어!!!! 천날만날 카게토라님 졸졸 쫓아다니고 스토커가 아주 따로 없다!! 카게토라님이 작별을 고했으면 꼬리 말고 제 앞길이나 찾을 것이지, 찌질하게 스토커 짓하는 건 여전하구나! 그러니까 똥개라고 불리는 거야, 이 분별 없는 멍멍이 쨔샤 ㅡ! (....) 하지만 연상연하 역전 시츄에이션이 좋긴 좋구나. 카게토라님이 완전 어른스럽고 똥개가 완전 애스럽다. 카게토라님이 나오에의 머리를 쓰다듬쓰다듬~ 아아, 똥개에게 그런 자비는 필요없어요, 카게토라님 ...ㅠ.ㅠ
이로베 아저씨는 여전히 존재감이 희미~ 미라쥬 내내 존재감이 희미 ~ 어떤 의미로 재능이다 ... 나가히데는 예전이나 현재나 미래나 여전히 개방적이고 자기중심적이면서도 동료 생각해주는 마음이 지극하다. 카게토라님이 하루이에를 빈사상태로 만든줄 오해하고 분노하니, 아닌척 해도 역시나 좋은 녀석임엔 틀림 없어. 확실히 본편에 비해 박력이 없고 감정의 묘사가 대폭 생략되고 빈약하다만 무난하게 그들의 과거를 "즐긴다"는 기분으로만 본다면 재미있게 볼 수 있다. 나로선 본편의 재연과 같이 깊은 걸 바라진 않지만 조금 더 야차중의 심리를 알고 싶으니 감정 부분을 지금보다 살짝만 더 파고들어줬음 좋겠다.
마지막으로 카게토라님 사랑해요 !!!!!!!!!!!!!!!!!!!! >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