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법은... 실패했습니까.
대전환은 실패했습니까.
지금부터 최종 단계다...
나오에... 세계가 변화를 맞이하고 있어.
뭐라구요?
<암전국>은 죽은 자의 힘을 너무 키우고 말았어. 사람의 정신이 육체의 죽음을 초월하기 시작했다. 나는 생사의 정의를 바꾸려는 게 아냐. 이미 본질이 바뀌고 있어.
다카야상.
지금까지의 룰이 통용되지 않게 됐다. 사람의 정념이 생사의 본질을 근본부터 바꾸려고 해. 이제 그저 금지하면 된다는 차원을 우리는 넘어 섰다.
죽어도 끝이 아니야. 지금까진 사후에도 존재할 수 있는 힘을 영이 가지지 못했을 뿐. 하지만 <암전국>의 투쟁은 그들 스스로를, 원한을 울부짖기만 했던 원령에서 강한 존재력을 본능 처럼 품은 사람으로 되돌리고 말았다. 그들에겐 지금까지의 룰이 통용되지 않아. 인간의 룰은 존재욕을 규제할 수 없어. 존재욕의 보호가 인간의 룰이라서다.
이 시코쿠에 투쟁을 번식시킬 생각이십니까. 죽은 자가 있으면 반드시 육체를 둘러싼 투쟁이 일어납니다. 살아 있는 자는 죽은 자의 위협에 쭉 시달리게 됩니다.
그럼 위협 받지 않게 하면 돼.
죽은 자에게 위협을 느끼지 않게 하면 돼...
설마, 당신의 진짜 목적은...
당신의 진정한 목적은... 그것을 위해 <우라시코쿠>를.
그래도. 전 당신을 잃기 싫습니다. 생자(生者)든 사자(死者)든 다른 누군가 때문에 당신을 구할 찬스를 잃을 순 없어.
얼마나 말해야 알겠어!
나는 애초에 목숨을 내던질 생각은 추호도 없어! 열명성의 힘 따위 빌리지 않아도 살아 남아 보이겠어!
거짓말쟁이. 당신은 이미 세계를 위해 자신의 수명을 바치고 있어. 그딴 허세가 저한테 통할 줄 아십니까!
허세? 이게 허세로 보이나? 웃기지 마. 누가 죽는다고 그래. 죽음 따위로 영원을 증명했다고 납득시키게 둘 까봐. 백년 후에도, 천년 후에도, 만년 후에도, 나는 살아서 확인해주겠어. 이 지상에서 모든 생명이 사라질 때까지 계속 환생할 테다! 물론 널 해방하지 않아. 죽음을 변명 삼게 두지 않겠어!
영겁이 아니면 의미가 없어. 나는 살 거다! 그런데 여기서 죽을 거 같아!?
그러면! 그러면 열명성을 사용하십시오! 지금 당장 열명성을 도로 가지고 와서 이 위기를 회피해주십시오!
그건 불가능해.
왜입니까! 즉, 제 맹세를 확인하는 건 뒷전이란 말입니까. 그보다도 이 세상의 인간들이 더 소중합니까!
착각하지마! 양보할 수 없는 건 정해 있어. 네 영원을 확인하기 위해서라면 나는 이 세계도 파괴시킬 거다!
그럼 파괴하십시오!
이딴 세계는 파멸해버려야 돼! 당신에게만 이런 처사를 가하는 세계 따위 모두 파멸시켜야 돼. 당신이 파괴하지 않겠다면 내가 파괴하겠어!
나는 이 세계가 미워.
당신을 살릴 만큼 살려서 상처 주고, 지옥 밑바닥으로 떨어뜨렸어! 하늘과, 내게서 당신을 빼앗으려는 이 세계 전부다!
나오에. 나는... 네 기억을 지우는 걸 실패했던 때. 그 정토로 가는 문에 등을 돌렸을 때 마음 먹었어.
이 현실을 극복할 것을.
정면으로 맞설 것을.
결코 도망가지 않겠다고.
그러니까 맞서게 해줘... 나오에. 너와의 "최상"을 붙잡기 위해.
다카야상...
* * *
성취해선 안 돼, 다카야상!
영과 생자를 위해 당신이 희생될 건 없어! 열명성은 당신을 구하는데 써야 돼. 절대로 성취시키진 않겠어!
정 성취시키겠다면 힘으로라도 당신을 막아 보이겠어!
나를 힘으로 막아보시겠다? 네가 날 저지할 수 있을 것 같아?
못 가...
그 다리를 분지르는 한이 있더라도 저지하겠어!
너는 날 못 이겨.
이길테면 이겨 봐. 날 쓰러뜨리고 막아보시지!
난 당신을 잃을 수 없어...! 당신의 의지라도 따르지 않아!!
나오에...!
난 당신을 잃을 수 없어!
당신인가...
나한테서 당신을 빼앗는 것은 바로 당신인가!
하면 안돼! 내버려 둘까봐... 다카야상!
남겨질 사람의 기분을 당신은 몰라! 당신이 없어도 존재한다는사실의 무서움을 당신은 몰라! 당신의 의지라도 존중 못해.. 난 당신을 잃을 수 없어!
당신을 구할 거야!
난 너를 두고가지 않아...